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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를 닮은 못생긴 얼굴에 익숙해져 있던 내가 지금의 외모가 되기까지
282 : 행복한 무명씨 : 2014/09/03 (수) 01:50:44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 글을 적어 봅니다.
저는 어릴때 사랑받지 못해 스스로에게 전혀 긍정적이지 않았습니다.
어렸을때 부모님은 부정적인 언행과 폭력을 제게 행사했습니다.
너무 글이 길어질 것 같아 중략하지만 제 존재 자체에 부정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반면에 동생을 매우 사랑했기 때문에 그 시절의 저는 '나 같은 것은 사라지는게 좋지 않을까', '나는 평생 행복할 수 없다' 같은 생각을 하여 유치원 시절부터 여러 번 사라져 버리려고 했습니다.
저는 유치원 때부터 중학생 때까지 자타가 공인하는 고릴라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고, 뻐드렁니라 치열이 나빠 '괴물' '인간 고릴라' 라고 불렸고 제가 말을 하면 '동물이 말을 한다!!' 라는 말 까지 들었습니다.
그에 비해 동생은 미소녀라 길을 걷다 보면 남녀를 불문하고 동생의 얼굴을 두 번씩 돌아보고, 유명한 기획사에서 몇번이나 스카웃 될 정도입니다. 그런 동생을 저는 항상 질투했고, 동생과 제가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중학교 때는 폭발하여 한 밤중에 울부짖기도 하고, 365일 24시간 내내 마스크를 써서 저도 타인도 얼굴을 볼 수 없게 했고 등교도 거부했습니다. 그런 날들이 계속 되고 있었을 때 어릴적에 썼던 일기를 찾게 되었는데 '지금은 많이 슬프지만 크면 행복이 기다리고 있을 거야' 라고 썼던 문장을 보고 그때부터 몇년이나 지났는데 전혀 행복하지 않고 불행하다는 생각이 들어 더욱 불행해졌습니다. 어린시절 저에게 미안해서 밤새 울었습니다.
283 : 행복한 무명씨 : 2014/09/03 (수) 02:04:18
어린 시절의 저는 '나 따위가...'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마음 속 어딘가에서는 '언젠가는 행복하게 될 수 있다' 라는 생각도 했다고 생각합니다.
어렸을 때 생각했던 것이 이루어지지 않고 행복하지 않은 제 자신에게 화가 나 여러가지로 조사하다 보니 잠재 의식을 알게되었습니다. 잠재 의식을 알게된 후로는 제 자신의 귀여움에 취해보기도 하고 적극적으로 거울을 보게 되었고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뮤직비디오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제가 생각한 것을 종이에 써서 정리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한 것은 동생의 흉내를 낸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조금씩이지만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되어 현재 고등학생인데 어릴적 부터 그토록 바라던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길거리 캐스팅도 당하고 평소 동경하던 모델이 주최하는 이벤트에 참가 했는데 같이 간 친구에게 '다리가 길고 미소녀' 라는 말을 들었으며, 가끔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다른 학년이나 다른 반 사람들이 저를 보러 찾아오는 일도 생겼습니다.
글이 길어져 죄송합니다. 가정환경이 소원을 이루는 것과 상관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 써보았습니다.
291 : 행복한 무명씨 : 2014/09/03 (수) 21:03:00
>>282씨는 자신의 싫은 점이나 도저히 좋아하게 될 수 없는 부분도 좋다고 생각될 때까지 계속 그 생각을 심으셨던 건가요?
예를 들어 고릴라 같은 얼굴도 예쁘고 귀엽다고 생각하신 것인지 아니면 싫어하는 부분은 무시하고 이상적인 얼굴을 상상하신 것 인지요. 아니면 심상화라든지 그런 것은 하지 않고 어쨌든 나는 무조건 완벽하고 미인이다 라고 굳게 생각하신 건가요?
저도 저의 고릴라 같은 얼굴이 귀엽고 멋지다고 생각하면 바뀔까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실제로 바뀌는 것 이군요.
292 : 291입니다 : 2014/09/03 (수) 21:09:05
후기를 다시 한 번 읽어보았는데 사실은 나 자신이 굉장히 귀여운 사람이니까 지금은 싫은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원래 나는 내가 원하는 이상적인 사람 그 자체니까 신경을 쓰지 말라는 건가요?
294 : 행복한 무명씨: 2014/09/03 (수) 22:58:56
>> 291 씨
282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고릴라 같은 얼굴이라도 예쁘다 라는 생각을 했고, 이런 고릴라 같은 얼굴을 진정으로 좋아하게 되면 바뀌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이었습니다.
거울을 보며 '예뻐' '귀여워' '미녀야' 라고 중얼거려도 동물같은 제 얼굴이 비치는 것 만으로도 불편해지기도 하고 '왜 이런 얼굴인 거야' 라며 쓰려져 울기도 했습니다.
296 : 291 : 2014/09/04 (목) 00:42:46
>>294씨
길게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뭔가 좀 알 것 같습니다.
자신의 모습에 익숙해져야 하는 것이군요.
스스로를 정직하게 마주하시다니 정말 대단합니다.
앞으로 행복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조언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