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깨달음이 있었지만 현실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290 이름 : 행복한 무명씨 투고 일 : 2011/12/22 (목) 03:09:48
짝사랑하는 여자가 있어서 명상 이라든지 여러가지를 하고 있지만 최근에 '어떡해야 하나' 라는 기분이 자꾸 듭니다. 내려놓는 것인지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해야 하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경험이 있으신 분 없으신가요?
292 이름 : 행복한 무명씨 투고 일 : 2011/12/22 (목) 13:29:00
안녕하세요. 왠지 대답하고 싶은 기분이라 글을 씁니다.
저도 290씨와 같은 상황이지만 그다지 생각하지 않습니다 ^^;
저는 짝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좋아하게 된지 1년 정도 되었습니다.
계~~속 이도 저도 아닌 상태로 시행착오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 곳에서 몇 번이나 도움을 받았습니다.
불안할 때 글을 썼고 다들 조언해주셨는데 그래도 불안해서 잠재 의식에 대해 필사적으로 조사하곤 했습니다.
제가 모든 것을 깨달은 것은 (납득한 날) 10월 20일이었습니다. 잊어지지도 않습니다 ㅎ
【세계 = 나】 그렇다면 짝남이든 원하는 것 무엇이든 가고싶은 곳 어디든 모두 벌써 가진 것이 아닐까, 내가 해야 할 일은 '선택' 밖에 없구나 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런데 현실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참을성이 없는 저는 '이거 맞는 거야?' '깨달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던 거야?' 라고 생각하여 답을 얻기 위해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사람들의 성공 후기도 읽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심상화 하자! 현실을 무시해야해!! 하고 잘 하지도 못 하는 심상화에 착수했습니다.
'오늘은 쫌 잘 되네.. 이대로 하는 거야!!' '오늘은 잘 안되고 우울하네... 부정적 감정은 내려놓고' 하고 필사적으로 노력했습니다.
그러다 그의 생일이 다가왔습니다.
한 달 정도 만에 문자를 했더니 대화 중 농담으로 '오오~ 무서워라~ ㅎ' 라고 했습니다. 충격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매일 문자를 주고 받는 심상화를 했기 때문입니다. 힘들게 한 심상화가 현실화 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무서워'가 아니라 '보고싶어' 라는 말을 주고 받는 것을 상상하긴 했지만 ㅎ 지금 생각하면 그의 반응은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제가 정말 필사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때의 저는 뭐... 지금 제가 생각해봐도 무섭습니다 ㅎ
생각하지 않고 그저 느끼려 했을 때 제 안의 그 사람이 저를 사랑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의 사랑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이상한 경험이네요 ^^;)
그는 곧 멀리 이사를 가게 됩니다. (반년 동안 이지만)
그곳은 저에게도 꿈의 지역입니다. 연락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 사람을 생각하는 시간은 줄었지만 때로는 쓸쓸합니다.
하지만 외로워도 괜찮고, 그 사람이 아니면 안된다고 생각해도 괜찮고. 그 모든 것을 포함해서 제 자신을 사랑합니다.
293 이름 : 행복한 무명씨 투고 일 : 2011/12/22 (목) 13:52:06
>> 292
감사합니다!
왠지 빛이 조금 보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끔 그 사람이 아니라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결국은 그 사람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루어지는 것은 이미 결정된 사항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가도 왜 지금의 현실은 그대로지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다른분들의 글을 읽고 그 방법을 시도해보는 것을 열심히 하는 것이 지금 제가 하는 최선입니다.
제 마음 속 중심에 버티고 있는 그를 조금씩 밀어내어 그 중심에 제가 있어야 한다고 혼잣말을 계속 하고 있던 차에 292씨의 글을 읽어 매우 동기 부여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295 이름 : 292 게시일 : 2011/12/23 (금) 12:28:32
>> 293 씨야 말로! 답변 감사합니다 >∀<
>제 마음 속 중심에 버티고 있는 그를 조금씩 밀어내어 그 중심에 제가 있어야 한다고 혼잣말을 계속 하고 있던 차에
저도 계속 계속 그 사람이 저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항상 그 사람이었습니다. 멍하니 있을 때, 운전 중일 때..ㅎ
그 사람 밖에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심상화로 원하는 것을 떠올릴 때만 빼면 항상..ㅎ
나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것은 나 뿐입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이라도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아무 것도 없이도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저는 특기나, 취미도 없습니다. 일에 대해서도 목표하는 직업! 꿈의 직업! 이런 것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계속 그 사람의 생각만 하며 보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사람의 생각을 하지 않으면 하루의 시간이 지나가지 않는 느낌이었습니다.
쇼핑과 온천, 여행, 혼자서 하는 드라이브를 좋아합니다.
특별하게 좋아하는 것은 아니고 남들이 좋아하는 만큼 저도 좋아합니다.
그 정도일지라도 저를 기분 좋게 하는 것이 있으면 그것에 집중하려 했습니다.
기분이 내키지 않으면 하고 있던 것을 그만두었습니다. 중도에 예정을 변경합니다 ㅎ
항상 저의 느낌에 집중하고 기분 좋다고 느끼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아직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잘난척하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하지만 293씨도 분명 괜찮을 것입니다.
그 사람에게 사로 잡혀 아무 것도 하지 못하더라도, 부정적 이라도 조금씩이라도 좋으니 자신에게 집중해보세요.
그 사람이 중심이라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런 생각 자체가 확신이 없는 것이고 자기 사랑이 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그 사람만 생각하고, 부정적 이라도 사랑스러운 나입니다.
글이 너무 길어 죄송합니다.
296 이름 : 293 투고 일 : 2011/12/24 (토) 07:26:42
정말 감사합니다! !
292씨의 글을 읽고 굉장히 납득가는 것이 많았습니다..
그 사람에게 집착하고 있는 것은 그 사람을 얻지 못하는 현실과 자신이 싫어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제 주위 사람들이 모두 제가 그 사람을 좋아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
이런 상황에서 실연당하는 제 자신을 용서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상한 프라이드인 걸까요...
이런 이상한 부분을 알게 되어도 그것을 비판하지 않고 그 사람이 제 곁에 있든 없든 나는 나를 사랑한다고 중얼거려 보니 어쩐지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습니다.
생각하지 않고 느낀다는 것이 매우 어렵고, 정신차리고 보면 생각을 가득 하고 있긴 하지만 그건 그거고 나는 나다 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